엄마표 영어를 시도하려면 어느 정도의 미디어 활용은 필수적인데, 많은 부모님들께서 혹시 우리 아이가 미디어 중독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시는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아이를 키우면서 미디어 노출 관련해서 활용했던 방법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희 집 다섯 살의 미디어 노출 경험
저희는 다섯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처음 미디어를 접하게 해 준 것은 정확한 개월 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 나이 2살에서 3살 사이었던 것 같아요. Dave and Ava라는 유튜브 영어 동요 채널이었지요. 물론 아주 어렸을 때에는 영상을 끄려고 하면 아이가 울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이가 4살 정도 되고 나서부터는 집에서 딱히 미디어 시청 시간을 제한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아이가 미디어를 보여달라고 찾지 않아요. 요새 티브이 보는 시간은 아침에 등원 전 엄마가 샤워하는 시간 15분 정도, 저녁에는 아빠와 짧은 영상을 5분 정도 시청하고요 그 외 어쩌다 한 번씩 40분 이상 엄마나 아빠 운전하는 차를 타고 장거리 이동할 때입니다. 엄마나 아빠가 운전할 때는 사실 안 보여줘도 아이가 차를 잘 타고 가기는 하는데, 운전하는 사람한테 말을 너무 많이 시켜서 운전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외 저희 아이는 일 년에 몇 번 정도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도저히 놀 힘이 없을 때 티브이를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그냥 원 없이 보게 해 줍니다. 미디어 시청을 전혀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가 스스로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하던 영상이 끝났을 때 더 보여달라고 조르는 일도 잘 없어요. 이것저것 어른들이 무의미하게 채널 돌려가며 티브이로 시간 때우듯이 하지도 않고요. 미디어 사용을 가지고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평화로운 미디어 시청을 할 수 있는 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양질의 영상을 큰 스크린으로만 보여줍니다
차량 이동 시에 아이패드를 사용하긴 하지만, 저희는 아기때부터 폰으로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넷플릭스 건 유튜브 건 모두 티브이로만 시청을 하도록 했죠.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보게 되면, 시력 발달에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아이가 스스로 폰을 조작하면서 부모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영상까지 아이가 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부모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영상이라는 것은 꼭 영상의 폭력성이나 선정성 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요새 유튜브 키즈에도 아이들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무의미한 영상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나와서 절벽에서 뛰어내리거나, 차를 몰고 다니며 여기저기 들이받는 영상 같은 것도 있더라고요. 꼭 부모가 엄선한 양질의 영상 시리즈 가운데 아이가 고르게 해 주시고, 큰 스크린으로 보여주세요.
영상 시청을 보상으로 사용하지 마세요
간혹 부모님들 가운데 영상 시청을 보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오늘 엄마 말 잘듣고, 밥 잘 먹으면 이따가 영상 하나 보여줄게" 같은 식이지요. 이러한 보상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영상 시청이 좋은 행동을 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상이고 그렇기에 아주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으로 엄마 혹은 아빠의 말을 듣도록 하기에 쉬운 수단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는 점점 더 영상 시청을 원하게 됩니다. 영상 시청이 제일 좋고 특별한 상이니까요. 저희 집에서는 영상 시청뿐만 아니라, 맛있는 과자, 장난감 사주기 등 어떤 것도 보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요.
영상 시청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아이는 영상을 찾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재미있는 일을 선호합니다. 책도 재미있는 책만 읽고 싶어하고, 놀이도 마찬가지죠. 아이들의 일은 노는 것이니,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아이들이 영상을 찾는 대부분의 이유는 영상 시청이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즉, 영상 시청보다 더 재미있는 활동이 있으면, 아이는 영상을 굳이 찾지 않는답니다. 위에서 저희 아이가 하루 일과 중 언제 영상을 시청하는지 보셨겠지만, 주로 엄마나 아빠가 같이 놀아줄 수 없을 때에요. 맞습니다. 저희 아이에게 가장 재미있는 일은 엄마 혹은 아빠와 노는 것이에요. 혼자서도 잘 놀면 정말 좋겠지만, 그건 저희 부부의 숙제로 아직 남아있어요. 아이가 미디어에 중독이 되면 어쩌나 너무 걱정 마시고, 미디어 시청 이외에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들을 많이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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